'한국의 명시'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10.10.28 떠나가는 배 / 박용철
  2. 2010.10.28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3. 2010.10.26 모닥불 / 백석
  4. 2010.10.25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한국의 명시2010. 10. 28. 16:36

      떠나가는 배


      -박용철 -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두야 가련다

      아득한 이 항군들

      손 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취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회살짓는다

      앞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두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두야 간다

박용철(朴龍喆 , 1904~1938) 시인, 전남 송정리 출생, 연희전문학교 수학, 정지용 등과 『 시문학』 등을 내어 순수 서정시 운동을 전개, '해외문학파'의 한 사람으로 외국문학을 소개, '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신극운동에도 참여함. 릴케와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아 애수·회의· 상징이 주조이며 섬세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표작으로 〈떠나가는 배〉〈밤 기차에 그대를 보내고〉〈싸늘한 이마〉등이 있으며, 유고시집으로『박용철전집』 2권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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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0. 28. 13:22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가리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오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면

      웃지요.

김상용(金尙鎔 , 1902~1950) 경기도 연천 출생, 일본 릿교대학(入敎大學) 졸업. 유일한 시집 『망향<'39>』 발간. 초기에는 일제하의 불안시대하에 처한 울분을 담은 서정시를 발표하다가 후기에는 우수와 동양적 체념이 깃든 관조적 서정시들을 주로 썼다. 대표작으로 〈남으로 창을 내겠소〉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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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0. 26. 10:15

      모 닥 불

      -백 석 -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지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겁조각도
막대꼬지도 기왓장도 닭의 짓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 사위도 갖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백 석(白 石 , 1920~1963) 시인, 평북 정주 출생, 일본 청산외국어학원 졸업, 민속학을 대하는 듯한 깊은 감격을 주는 향토색 짙은 서정시를 주로 발표함. 시집에『사슴<'36>』등이 있으며 『백선시선집<'87>』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옴. 1930년대의 대표적 시인이었으나 해방 후 월북함. 대표작으로 〈모닥불〉〈광원〉〈늙은 갈대의 독백〉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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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0. 25. 16:58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김광섭(金光燮 , 1905~1977) 시인, 호는 이산(怡山), 함북 경성 출생,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 졸업, 『 해외문학』과『 문예월간 』동인으로 활동 시작. 고요한 서정과 냉철한 지적 성찰의 초기시와 근원에의 향수와 사회비평적인 의식이 다분한 후기시를 통해 구체적 표현의 아름다움과 세련된 시어, 자유롭고 다채로우며 광범한 소재로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작품을 발표함. 시집에 『동경<'37>』『마음<'48>』『해바라기<'58>』『성북동비둘기<'69>』등이 있으며. 대표작으로 〈성북동비둘기〉〈고독〉〈산〉〈해바라기〉〈마음〉〈저녁에〉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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