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10.11.04 울음이 타는 강 / 박재삼
  2. 2010.11.03 보리피리 / 한하운
  3. 2010.11.02 사랑은 / 조병화
  4. 2010.11.01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국의 명시2010. 11. 4. 10:28


        울음이 타는 강

        -박재삼 -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사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것네.

박재삼(朴在森, 1933~1997) 시인, 일본 도쿄 출생 경남 삼천포에서 성장, 고려대 중퇴, 1955년 『 현대문학』추천으로 등단. 한 많고 서러운 이 나라 여인상을 막힘없는 가락으로 노래한 『 춘향이 마음('56)』과 병중에 겪은 고뇌와 다시 햇빛을 우러러 몰 수 있는 기쁨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 햇빛속에서('70)』와『 천년의 바람』등의 시집이 있음. 대표작으로 〈춘향이 마음>〈조요〉〈구름곁에서〉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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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1. 3. 10:58


        보리피리

        -한하운 -

        보리피리 불며

        봄언덕

        고향 그리워

        ~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릴 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畿山河)

        눈물의 언덕을

        피~ㄹ 닐니리

한하운(韓何雲 , 1919~1975) 시인, 함남 함주 출생. 중국 북경대학 졸업. 함남·경기 도청에 근무하다가 나병의 재발로 방랑의 생활로 들어섬. 1948년 월남. 1949년 『 한하운 시초』를 발간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음. 나환자 구제운동에 공헌하였고 자신의 나병도 근치됨. 1955년 『 보리피리』를 발간하였으며 그후 누락된 모든 작품과 신작을 합해 『 한하운시선집』을 출간함.〈보리피리〉〈전라도 길〉등과 같은 시에서도 나타나듯이 천형의 병고에서 오는 슬픔과 고통이 짙게 배어 있는 애조 띤 시가 많으며 종교적 경건성을 풍기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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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1. 2. 11:13

사랑은

-조병화 -

    사랑은 아름다운 구름이며

    보이지 않는 바람

    인간이 사는 곳에서 돈다

    사랑은 소리나지 않는 목숨이며

    보이지 않는 오열

    떨어져 있는 것에서 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는 마음

    사랑은 닿지 않는 구름이며

    머물지 않는 바람

    차지 않는 혼자 속에서 돈다.

조병화(趙炳華 , 1921~) 시인, 경기도 안성 출생, 도쿄 고등사범 졸업, 시집 『 버리고 싶은 유산('49)』 의 출간으로 등단. 지금까지 30여권의 시집을 냄으로써 다산(多産)의 기록을 세우고 있음. 쉬운 낭만적 언어로 도시인의 고독을 노래함. 시집으로 『 하루만의 위안('49)』『 오산 인터체인지('71)』『 먼지와 바람사이('72)』등이 있음. 대표작으로 〈추억〉〈하루만의 위안〉〈낙엽끼리 모여 산다〉〈안개로 가는 길〉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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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1. 1. 13:44


      목마와 숙녀

      -박인환 -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 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박인환(朴寅煥, 1926~1956) 시인, 강원도 인제 출생, 평양의전 중퇴, 1949년 합동시집 『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간행을 전후해 모더니즘의 기수로 각광을 받음. 1951년 이후에는 『 후반기』 동인으로 도시적이면서도 인생파적 시어의 특징을 보임. 대표작으로 〈목마와 숙녀〉〈세월이 가면〉등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박인환 시집<'55>』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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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