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2010. 11. 5. 11:02


새벽에 아가에게


-정호승 -


아가야 햇살에 녹아내리는 봄눈을 보면
이 세상 어딘가에 사랑은 있는가 보다

아가야 봄하늘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보면
이 세상 어딘가에 눈물은 있는가 보다

길가에 홀로 핀 애기똥풀 같은
산길에 홀로 핀 산씀바귀 같은

아가야 너는 길을 가다가
한 송이 들꽃을 위로하는 사람이 되라

오늘도 어둠의 계절은 깊어
새벽하늘 별빛마저 저물었나니

오늘도 진실에 대한 확신처럼
이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아직 없나니

아가야 너는 길을 가다가
눈물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鄭浩承 , 1950~) 시인, 경북 대구 출생, 경희대 국문과 졸업.
1972년 한국일보 동시 신춘문예 당선.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73년 『 현대시학』 추천 완료. 〈석굴암 모르는 영희〉〈첨성대〉등의 작품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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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