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10.10.25 나그네 / 박목월
  2. 2010.10.22 향수 / 정지용
  3. 2010.10.22 귀촉도 / 서정주
  4. 2010.10.19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한국의 명시2010. 10. 25. 10:40

        나그네

        - 박목월 -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朴木月 , 1916~1978) 시인, 호는 목월, 경북 경주 출생, 1939년 『문장』지 추천으로 등단. 초기에는 민요적 가락에 향토색이 짙고, 시각과 청각이 잘 조화된 선명한 이미지에 여운이 담긴 것이 특징. 이후 산문적 경향의 시나 현대적 감각의 시 등 다양한 변모를 보이고 있음. 시집으로 『청록집<'46 공동시집>』『산도화<'54>』『난.기타<'59>』『청담<'64>』 『경상도가랑잎<'69>』『사력질〈'73>』등이 있으며 대표작으로 〈나그네〉〈하관〉〈청노루〉〈산도화〉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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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0. 22. 11:08

      향 수

      -정지용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鄭芝溶 , 1903~1950) 시인, 충북옥천 출생, 일본 도요시샤대학 영문과 졸업. 초기시는 〈고향〉〈향수〉처럼 향토색 짙은 서정시를 썼으며, 그 이후로는 〈아츰>〈유리창〉등에서와 같이 도시문명에 소재를 둔 모더니즘 풍이었다. 후기에 오면서 〈백록담〉〈장수산〉 등에서와 같이 대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를 발표함. 시집으로 『정지용시집<'35>』『백록담<41>』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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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0. 22. 10:13


      귀촉도(歸蜀途)

      -서정주 -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하(銀河)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서정주(徐廷柱 , 1915~2000) 시인, 호는 미당, 중앙불교전문학교 졸업,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 등단. 『 시인부락』 동인, 초기에는 보들레르의 영향으로 강령한 생명적 경향의 시를 쓰다가 체질화한 유교·노장철학에 이어 불교·신라정신에서 영감과 상상력을 얻어 서정시로 승화시킴, 『화사집<'38>』『귀촉도<'36>』『신라초<'60>』 『동천<'68>』『질마재신화>』『서(西)으로 가는길』 과 『서정주문학전집<'72>』등이 있으며. 대표작으로 〈자화상〉〈귀촉도〉〈국화옆에서〉〈푸르른 날〉〈동천〉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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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0. 19. 10:50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한용운(韓 龍 雲 , 1879~1944) 승려, 시인, 독립운동가, 충남 홍성 출생, 호는 만해, 일찍이 불문에 출가 승려생활을 하면서 3.1운동에 불교계의 대표로서 33인의 한사람 다년간 옥고를 치름. 시집에 『 임의 침묵,'26>』 장편소설 『 흑풍<'35>』『후회<'36>』『박명<'38>』이 있음. 대표작으로 〈임의 침묵〉〈알 수 없어요〉〈복종〉〈나룻배와 행인〉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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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