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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9.27 가을의 기도 / 김현승
  3. 2010.09.02 종소리/ 박남수
  4. 2010.08.24 섬 / 정현종
한국의 명시2010. 9. 28. 11:02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이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金洙暎 : 1921 ~ 1968) 시인, 서울출생, 연세대국문과 졸업, 1945년 『예술부락』으로 등단, 60년대 반서정의 입장에서 참여시의 기치를 들음, 시집으로는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합동시집, '48) 『평화에의 증언』(합동시집, '57) 『달나라의 장난<58>』 등이 있고, 〈눈〉〈푸른하늘〉 〈풀〉등의 시들이 널리 읽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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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9. 27. 19:31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金顯承 : 1913 ~ 1975) 시인, 평양출생, 평양 숭실전문 문과 졸업,

기독교적 바탕위에 인간으로서의 고독의 세계를 서정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가을의 시인" "고독의 시인"으로 불림, 시집으로는 『김현승시초<'57>』 『옹호자의 노래<'63>』 『견고한 고독<68>』『절대고독<70>』등이 있고, 〈눈물〉 〈플라타나스〉 〈가을의 기도〉 〈절대고독〉 등의 대표작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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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9. 2. 13:01


          종소리

          - 박남수 -

          나는 떠난다, 청동의 표면에서

          일제히 날아가는 진폭의 새가되어

          광막한 하나의 울음이 되어

          하나의 소리가 되어

          인종(忍從)은 끝이 났는가

          청동의 벽에

          역사를 가두어 놓은

          칠흑의 감방에서

          나는 바람을 타고

          들에서는 푸름이 된다

          꽃에서는 웃음이 되고

          천상에서는 악기가 된다

          먹구름이 깔리면

          하늘의 꼭지에서 터지는

          뇌성이 되어

          가루 가루 가루의 음향이 된다.

시인에게 있어 종소리는 인종(忍從)을 끝내고, 역사를 가두어 놓은 청동의 벽으로부터 일제히 날아가는 자유의 외침이며, 울음입니다.푸름이며, 웃음이며, 악기입니다.

박남수(朴南秀 : 1919-1994) 시인, 평양 출생, 1939년 『문장』지추천으로 등단, 일본 츄우오대학 졸업, 〈 밤길〉〈새 〉〈갈매기 소묘〉등의 대표작과 〈초롱불 〉〈 갈매기 소묘〉〈신의 쓰레기〉〈새의 암장〉 등의 시집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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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8. 24. 13:01



- 정현종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鄭玄宗, 1939~ ) 시인, 서울출생으로 연세대 대학원 철학과 졸업,

      시집으로 『사물의 꿈』『나는 별 아저씨』『달아달아 밝은 달아』『떨어

      져도 튀는 공처럼』 등이 있으며, 대표작으로 〈사물의 꿈〉〈그대는 별안

      간〉〈고통의 축제〉〈술잔을 들며〉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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