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10.12.15 세월이 가면 / 박인환
  2. 2010.12.13 초 혼 (招 魂) / 김소월
  3. 2010.12.08 별 헤는 밤 / 윤동주
  4. 2010.12.06 동 천 (冬天) / 서정주
한국의 명시2010. 12. 15. 13:13

세월이 가면


- 박인환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朴寅煥, 1926~1956) 시인, 강원도 인제 출생, 평양의전 중퇴, 1949년 합동시집 『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간행을 전후해 모더니즘의 기수로 각광을 받음. 1951년 이후에는 『 후반기』 동인으로 도시적이면서도 인생파적 시어의 특징을 보임. 대표작으로 〈목마와 숙녀〉〈세월이 가면〉등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박인환 시집<'55>』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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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2. 13. 10:34

    초 혼 (招 魂)

    -김소월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눌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소월(金素月 : 1902~1934) 시인, 본명은 정식, 평북 곽산 출생, 7·5조 민요풍의 작품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임, 사후에 『소월시집』『진달래꽃』등이 출간되었으며, 대표작으로 〈진달래꽃〉〈산유화〉〈초혼〉〈엄마야 누나야〉〈먼후일〉〈예전엔 몰랐어요〉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애송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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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2. 8. 12:29


        별 헤는 밤

        - 윤 동 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도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윤동주(尹東柱 , 1917~1942) 시인, 북간도 동명촌 출생, 1941년 연희전문 졸업, 유고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있으며 여기에는 그의 대표작인 <서시>를 비롯해 <자화상><별 헤는 밤><십자가><또 다른 고향> 등의 명시가 있으며 고고하고 준엄한 저항과 청순하고 자기 희생적인 인간애가 넘치는 민족적 서정시를 많이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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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
한국의 명시2010. 12. 6. 11:24


    동천 (冬 天)

    - 서정주 -

      내 마음 속 우리 임의 고운 눈섭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는 무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徐廷柱 , 1915~2000) 시인, 호는 미당, 중앙불교전문학교 졸업,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 등단. 『 시인부락』 동인, 초기에는 보들레르의 영향으로 강렬한 생명적 경향의 시를 쓰다가 체질화한 유교·노장철학에 이어 불교·신라정신에서 영감과 상상력을 얻어 서정시로 승화시킴, 『화사집<'38>』『귀촉도<'36>』『신라초<'60>』 『동천<'68>』『질마재신화>』『서(西)으로 가는길』 과 『서정주문학전집<'72>』등이 있으며. 대표작으로 〈자화상〉〈귀촉도〉〈국화옆에서〉〈푸르른 날〉〈동천〉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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