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와 옹녀의 사랑이야기

함양에서 지리산을 가는 길을 굽이 굽이 돌아가면 변강쇠와 옹녀의 사랑이야기 공원이 있다.

이 곳은 함양군이 지정한 지리산 테마공원의 하나로제1테마를 제일문으로, 제2테마는 지리산을 노래한 옛 시인의 시비로, 제3테마가 바로 변강쇠전이다.





이 테마공원을 둘러보니 변강쇠와 옹녀의 해학적인 물건타령이 생각이 나 옮겨본다.

평안도 월경촌에 살던 옹녀는 열다섯 나이에 시집을 갔는데 센 음기 탓인지, 서방이 금방 죽어 버렸다. 개가를 거듭했지만 계속 죽어 나갔다.

고을 사람들이 이러다가는 물건 단 놈 씨를 말리겠다며 그녀를 쫓아 버렸다.


당시 남도 출신으로 여자 후리기에 이골이 난 변강쇠가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옹녀와 변강쇠는 개성 청석관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 영웅이 영웅을 알아본다더니 변강쇠는옹녀를한눈에알아보았고그 요란스런만남은시작이되었다.


이들이 처음 만나 나눈 사설이 바로 '가루지기 타령'이다.
변강쇠의 옥문(玉門) 사설 한 가락을 보면


"이상히도 생겼구나. 맹랑히도 생겼구나.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콩밭 팥밭 지났는지 돔부꽃이 비치였다.
도끼날을 맞았든지 금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生水處) 옥답(沃畓)인지 물이 항상 고여 있다.
천리행룡(千里行龍)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神通)하다.
만경창파(萬頃蒼波) 조개인지 혀를 삐쭘 빼였으며
임실 (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萬疊山中)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軟鷄湯)을 먹었는지 닭의 벼슬 비치였다.
파명당(破明堂)을 하였는지 더운 김이 그저 난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조개 있고, 곶감 있고, 으름 있고, 연계 있고, 제사상은 걱정 없다."

그러자이에질새라옹녀역시척받아변강쇠의물건을노래하는데


"이상히도 생겼네. 맹랑이도 생겼네.
전배사령(前陪使令) 서려는지 쌍걸낭을 느직하게 달고,
오군문(五軍門) 군뇌(軍牢)던가 복덕이를 붉게 쓰고,
뒷 절 큰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글린다.
고추 찧던 절굿대인지 검붉기는 무슨 일인고.
송아지 말뚝인지 털고삐를 둘렀구나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이 한데 붙어 있다.
성정(性情)도 혹독(酷毒)하다 화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아이 병일는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챙이 구멍이 그저 있다.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는 무슨 일인고.
소년 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냇물가에 물방안지 떨구덩 떨구덩 끄덕인다. 물방아,
절굿대며 쇠고삐, 걸낭 등물 세간살이 걱정 없네."


남녀의 물건에 대한해학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에 웃음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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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