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차 산

높지도 않은 산 무엇이 좋은지

오고 가는 등산객들로 붐비며

나를 가보라하고,

입구에 선 온달과 평강이

그 옛날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며 어서오라 한다.


조금 지나

패트병 들이대는

사람들로북적대는

약수터에서는

웰빙수를 쉴새없이

쏟아내며

이 산의 청결을

자랑하고 있구나.

정상을 향해

바위산 오르는 길

숨이 턱밑에 차

쉬엄 쉬엄 올라보니

불어오는 산바람과

한강이 내려 보이는

확트인 전경이

이마의 땀방울을

달래주며

그 보답을 한다.


오르는 길가 팔각정은

보수공사를 앞두고 사라지고

산 꼭대기에 그 옛날 의

치열한 격전의 한을 간직한

몇 개의 보루들도

복원공사로 울타리 쳐져

다가갈 수 없음이아쉽구나


다시 이어져 용마산으로 가는 길은

오솔길과 돌계단으로 정겹고

바람타고 흘러오는

나무냄새 숲냄새에 취하면서

정상에 오르니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가

그 위용을 자랑하며

반기는 구나.


돌아 오는길

나무숲 벤치에 누워

늦은 봄 나뭇잎에 부딪쳐 퍼지는

감미로운 햇살의 맛사지를 받으며

눈을 감으니


고구려군의 힘찬 말밥굽소리가 들려온다

백제 개로왕의 최후의 일전이 들려온다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사랑노래가 들려온다.

.....

...

..

.

오늘 나는 아차산을 밞는다

오늘 나는 역사의 냄새를 맡는다.



2008년 5월

music/ Evergreen외팝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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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