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2011. 4. 4. 14:30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기로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申東曄 , 1932~1969) 시인, 충남부여 출생, 건국대 대학원 졸업.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이후 석굴암을 지은 김대성의 애인 아사녀의 사랑을 그린 장시 <아사녀>, 동학란을 주제로 한 장편 서사시 <금강> 등 민중의식과 서민의 반항의식을 표현하는 작품을 남겼다. 시집으로 『 아사녀('63)』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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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