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사랑굿 133 / 김초혜

도라산 2010. 10. 6. 15:24


사랑굿 133

- 김초혜-

넘어뜨린다고
넘어지거든
넘어지거라

나았다
도지는
병이라면
깊이 병들게 하라

제 욕심에 얽혀
허물벗기
어려워도
무상(無常)에
머물게 하라

고통의 근본
버리게 되어
목숨 받는 일
고달퍼 않으리니

김초혜(金初蕙 : 1943~ ) 여류시인, 충북 청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63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대표작에 〈님에게〉〈여자〉〈길〉
〈오늘〉〈이별〉, 시집에 『어떤전설<'72>』이 있음